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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교육혁신포럼」 ◈ 일시: 2026. 7. 22.(수) 09:30 ◈ 장소: 파라다이스 부산 2층 그랜드볼룸 |
기조연설 -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
국가교육위원장 차정인
존경하는 귀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가교육위원장 차정인입니다.
지금은 종합 설계도 작업 중
작년 9월, 국가교육위원장 일을 맡은 지 10달쯤 지났습니다. 저는 부산대 총장으로 일하는 동안, 지역소멸과 침체의 추세를 거슬러 지역대학 도약의 선례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유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직업·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대전환기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고, 각종 교육 난제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해법을 찾는 종합 설계도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서
교육혁신포럼의 기조연설로서, 현재 국가교육위원장을 맡아 향후 10년간 적용될 국가교육발전계획서에 무엇을 담을까 고심하고 있는데, 그 고심의 내용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가교육위원회의 국가교육발전계획은 단순한 보고서나 계획서를 넘어선, 정부의 규범력 있는 법정문서입니다. 지금 2028. 1. 1.부터 2037. 12. 31까지 10년간 적용할 국가교육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계획서가 확정되면 교육부와 전국의 교육청은 이 계획서에 따라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게 됩니다. 정부 수립 이후 처음 하는 중장기정책 수립과 실행의 방식입니다.
2021년도에 국가교육위원회법이 제정되고 2022년도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여 준비해오다가, 작년 9월 저의 위원장 취임 이후부터 세부 일정을 세워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말,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를 앞두고 국가교육위원회는 밤낮과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회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본령은 사람 됨됨이
이번 포럼의 참석자들은 고등교육에 주된 관심을 두고 계시겠지만 오늘 저는 유초중등교육도 고등교육과 같은 비중을 두고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고등교육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 전단계의 교육이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문의 기초역량인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 인내심과 협업 능력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도 않고, 대학에 와서 갑자기 길러지는 것도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 됨됨이입니다. 학문을 하든, 직업을 갖든, 어느 곳에 처하든, 가장 중요한 교육의 본령은 사람 됨됨이입니다. 옛 어른들은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엄히 꾸짖으며 가르쳤고, 여전히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시민성과 인성을 포함한 전인교육은 유초중등 공교육의 핵심 책무입니다.
교육은 농사처럼 정직한 것
우리는 왜 교육혁신포럼을 하는가?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과 역량이 달라지고, 공동체의 품격이 달라지며, 국가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이, 지금 우리가 실시하는 교육이 미래 대한민국을 결정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교육을 동력으로 삼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가 주목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배경에는 부모의 교육열과 훌륭한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교육은 정치·경제·사회·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된 국가의 핵심 시스템입니다. 교육은 일자리와 저출생, 사회 양극화와 국가균형발전, 민주주의, 국가경쟁력과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교육위원회가 세우는 국가교육계획은 사회 전체를 조망하면서, 총체적 시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전환기의 선택
국가교육발전계획서의 큰 제목은 ‘대전환기 대한민국의 선택, 새로운 교육국가’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대전환기를 강력하게 앞당기고 있는 동력은 역시 인공지능 기술입니다. 오늘날 인공지능 혁명은 문명사적 전환을 넘어 인간 존재 방식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의사결정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고,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 일자리를 빠르게 변화시켜, 학교의 지식 교육, 기능 교육과 취업의 연계가 약화되면서 교육의 전통적 역할과 운영 방식의 해체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인간 고유의 사고 과정을 인공지능에 의존하게 되면서 사고의 외주화와 인지능력의 위축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간이 사회 혁신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교육은 인간의 고유 역량을 계속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도 대전환의 요소로서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 공동체적 연대와 같은 민주주의 가치는 약화하고, 극단주의 정치가 세계에 만연합니다. 자유무역 질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국제협력과 인류 공동 번영의 가치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정치 양극화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인한 확증 편향이 심화하면서, 건강한 사회적 공론장도 약화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건강한 토양을 다지는 일도 다시금 교육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를 위해서 국가교육위원회는 독일의 보이텔스바흐협약과 같은 취지의 학교시민교육원칙 합의안을 도출했고 사회적 공론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선진국 진입과 동시에 출생률 추락, 수도권 과밀과 지역소멸의 복합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공동체적 신뢰와 연대보다는 개인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각자도생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향후 10년은 교육 대전환의 결정적 시기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는 강력한 기회 요인이 있습니다.
한국은 반도체·소프트웨어·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까지,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핵심 산업생태계를 두루 갖춘 드문 나라입니다.
민주주의가 파괴될 위기에 처했을 때, 대한민국 국민이 보여준 용기와 저항은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노래, 영화, 드라마, 뷰티 등 한국(K) 문화에 세계인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제국주의 지배의 역사 없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세계와 연대해 온 국가이며, 과학기술과 경제, 문화와 민주주의 영역에서 국제적 영향력을 갖춘 나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부상했습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는 앞으로의 10년 동안, 교육 혁신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 과제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향후 10년은 교육 대전환의 결정적 시기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창의성과 시민성, 그리고 사회의 지속가능성, 지역의 회복력과 공동체 역량을 동시에 길러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초과 세수와 미래대응기금
정부의 여건과 국가적 과제는 모든 정책 논의의 기본 조건입니다. 교육 분야도 정부 여건에 기반하고 국가적 과제들과 깊이 연동하여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발전해야 합니다.
3대 메가프로젝트의 투자 지도를 보면 정부의 지역주도성장 정책이 한눈에 확인됩니다. 지난 주, 정부는 잠재성장률을 3%로 잡고, 수출 4강, 국민소득 5만불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꿈같이 들리지만 실현가능한 목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만드는 미래대응기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과세수로 만드는 미래대응기금의 4대 사용처는 지방, 미래, 청년, 교육입니다. 대부분 지역과 지역교육을 향하는 돈입니다.
지금은 지역대학과 지역인재가 정부의 정책 방향을 기회로 삼아,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균형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때입니다.
청년에게 ‘대한민국 찬스’를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지방주도성장 정책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것입니다.
서울대10개만들기, 5극 3특 성장엔진 선정과 특별보조금 패키지 지원, 2차 공공기관이전 계획, 지방우대세제 3종 패키지 도입 등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모든 정부 부처가 수립하는 정책에 반드시 지방우대 정책을 포함하라는 것이 각 부처에 내리는 일관된 대통령 지시사항입니다.
청년 정책은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인턴도, 신입사원도 선발하지 않고 경력사원만 뽑으려고 하면 청년들은 경력에 첫발을 뗄 수도 없습니다. 청년들이 AI 시대 일자리 변화의 피해를 가장 먼저 입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청년들에게 아빠 찬스, 엄마 찬스가 아닌 ‘대한민국 찬스’를 주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청년 전문인력 20만명 이상 양성, 양질의 일자리 20만 개 창출, 공공임대주택 청년 우선 공급 등의 정책이 추진될 것입니다.
국가 학술진흥의 전략
대한민국이 첨단분야 핵심 산업생태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나아가 과학기술강국으로서 인류공영에 기여하는 선도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고등교육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합니다. 인재 양성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고,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거점인 지역대학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꿈을 찾아온 외국인 유학생도 보살피고 성장시켜야 합니다.
대학 R&D 투자는 과제 경쟁과 단기성과 중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학이 단순 교육기관을 넘어 국가의 장기적 연구 역량과 기초연구 혁신을 떠받치는 핵심 기관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더 확장해야 합니다.
대학이 ‘블록펀딩’ 방식의 지원을 받아 연구 몰입환경을 조성하고 신진연구자, 대학원생, 포닥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고등교육의 건강한 연구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정부 R&D 투자는 25년도 29.6조 원에서 26년도 35.5조 원으로 회복되고 확대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인문사회와 기초학문 분야 예산 비중은 상향 조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최근 5년간, 인문사회 분야는 전체 R&D 규모의 1% 초반대로 답보상태입니다.
AI 대전환 시대, 국가의 성장에 부합하는 개인과 사회의 통찰력과 성숙을 위해 인문사회 학문 분야의 역할에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학문 분야 전반의 투자 비중에 대해, 국가 학술진흥 정책 차원에서 종합적 점검이 필요합니다.
평생 학습의 확장
대전환 시대의 평생학습 체제에 걸맞게 대학을 모든 국민에게 열린 고등교육 학습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고등교육의 수요자를 학령기 대입 수험생으로 한정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학습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학습 모델을 교육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대학은 재직자, 전직자, 지역 주민 등 다양한 학문 수요자들에게 정규 학위 과정 외에 모듈형 교육과정, 마이크로 디그리, 디지털 배지, 프로젝트 인증 등 교육 학습 모델을 자유롭게 설계・개방・운영해야 합니다.
유초중등 교육의 혁신
유초중등교육의 혁신에도 나서야 합니다. 뿌리 깊은 학벌주의에 따른 극심한 대입경쟁교육체제는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 전인교육의 발전을 제약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고통받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나라가 아무리 부자가 된들, 어린 학생들이 친구 간 서열 경쟁과 성적 압박에 시달리며, 청년 학생들의 우울증과 자살률이 세계 최고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미래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 시험과 수능 시험에서 오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을 지속할 것인지, 학교 수업과 교육 내용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입제도는 무엇인지, 이제 본질적 성찰을 해야 하며, 더 미룰 수 없습니다. 선진국형 평가 방법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어휘력 저하 문제에도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교과 용어, 학문 용어가 대부분 한자어인데도 한자 교육이 현저히 부족하여 교과수업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개념어를 정확하게 가르치고, 향후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며 학문 활동을 위한 기초 어휘력을 갖추도록 효과적인 한자 교육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학교에서 민주시민의 덕목을 가르치며, 날로 사법화하는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교육적 해결의 길을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좋은 정책들의 조합, 협업과 치밀한 준비의 힘
산적한 교육과제들 앞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패배주의를 벗어던지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문제해결에 거듭 실패해 왔습니다. 우리의 지혜와 노력 중에 그 무엇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인정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정책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깊이 탐구된 좋은 정책들의 조합, 협업과 치밀한 준비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끝까지 될 때까지 하는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일입니다.
인재의 재정의
이제 우리는 인재를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그동안 명문대 진학, 특정 자격시험 통과, 고학력, 전문직 진입 등을 중시했습니다. 인재 양성 논의도 특정 영역에 편중되었습니다. 과학기술과 산업, 디지털 인재가 반복 강조되었고, 다른 영역의 인재는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이러한 편중은 사회적 가치가 만들어지는 실제 지형과 어긋납니다. 사회적 가치는 직업 활동의 현장, 문화와 예술, 인문학, 비영리단체와 시민사회, 언론과 행정 등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창출됩니다. 교육국가는 사회적 가치가 만들어지는 모든 분야에서 인재 양성을 지원해야 합니다.
새로운 교육국가의 시작
새로운 교육국가 대한민국은 선진국형 공교육을 실시하고, 고등교육 경쟁력을 높이며, 모든 국민의 학습을 국가가 지원하여 사회의 자산이 되게 하고 활력의 원천으로 삼는 나라입니다. 학문과 교육을 통해 인류 공동의 과제 해결에 이바지하는 나라입니다.
그 길을 열어가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입니다. 교육과 연구의 제일선에 계신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 7. 22. 차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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